"미국 문화에서 부트캠프란, 살아남으면 인정받는 곳입니다"
2023년 2월 6일 코드스테이츠에서 운영하는 PM 부트캠프 17기, 1일 차 세션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알찬 나날들을 보내게 될 것을 생각하니, 떨리는 마음과 함께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OT가 진행되는 내내 운영진에서 '빡센 일정' 그리고 충실히 임할 것을 여러 번 강조했던 터라 덜컥 겁이 들기도 했다.
'부트캠프'라는 말이 미국의 신병 훈련소로부터 나왔다고 한다. 군대의 강압적인 훈련방식은 아니지만, 코드스테이츠의 훈련 방식도 그만큼 난도가 있고, 누구나 전 과정을 결코 쉽게는 수행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하다.
'일 잘하는'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를 꿈꾸다
짧은 기간이기는 하나, 대학교 학업을 병행하면서 IT스타트업에서 약 2년간 종사했다. 학업을 병행하면서 스타트업에 다녔다는 사실이 뿌듯하기도 했으나, 과연 이 경험이 커리어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유사 PM'의 직무를 했던 것 같다. 어떠한 부분에서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가설을 빠르게 테스트해보기 위해서 설문, 랜딩페이지, Meta를 활용해서 테스트해보고, 답변수 또는 결과를 반영하여 어떠한 프로덕트를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팀원들 간의 합의가 이뤄지면, 디자인이 들어가기 전에 프로토타입을 Figma로 간단하게 만들어 디자이너에게 전달하고, 디자인이 되기 전에 개발자가 할 수 있는 업무에 대해서 생각하고 논의해서 실행했다. 그러나 늘 마음속에는 불안함이 있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일까?',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 '내가 데이터를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이 맞나?', '내 생각이 정말 맞는 건가?' 하는 의문들이 멈추지 않았다. 의문에 대한 답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실행밖에 없다고 하는 대표의 말에 대해서도 점점 불확신 해졌다.
나는 '앎'에 대한 욕구가 있는 것 같다, 나쁘게 말하면 '집착'인 것 같다. 무언가를 먼저 배우고, 습득한 후에 실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왔던 것 같다. 그래서 과거 일을 했을 때 늘 불안했다. 먼저 배우고 실행하는 과정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지금 시장흐름에서는 어쩌면 치명적인 단점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불안한 마음을 안고 사는 것이 싫었기에, 우선 배우고 다시 생각해 보자는 결심을 했다. 그래서 3개월간 진행되는 PMB 17기에 지원했고, 오늘이 그 첫날이었다.
나는 이 3개월간의 교육으로 3년 차 PM의 역량을 가질 수 있길 희망하기보다는 3개월간의 교육으로 적어도 3년간은 진로에 대한 확신, '일을 잘한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싶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학습하고, 자기 자신을 신뢰합니다'
부트캠프 선서문 중에 이 말이 좋았다. 그냥 좋았다. 요즘 나에게 제일 필요한 말이었던 말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꼭 지켰으면 해서 브런치에 옮겨 적었다.
그렇다면 부트캠프에서는 무엇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학습하는가?
물론 PM에 대해서 학습하는 것이다. 13주 기간 동안 나는 이제 하나의 문제를 발견하는 것부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덕트를 새로 기획하게 될 것이다. 마켓 리서치와 유저 리서치를 통해 시장과 고객의 문제를 발견하고, 가설을 세워 검증하게 된다. 이후 솔루션과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기능을 정의하고 화면을 직접 설계하는 과정을 거쳐 최소 기능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을 기획하게 될 예정이다.
PM을 설령 몰랐더라도, 이 과정을 통해 PM이 필요한 역량이 자연스럽게 내재화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무에서, 취업시장에서 바라보는 PM은?
부트캠프가 '신병 훈련소'라면, 수료 후 PM 직무를 바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정말 부트캠프가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해서, 현재 채용 중인 곳의 PM 채용공고를 살펴봤다. 그들은 PM을 무엇이라 생각하고, 또 어떠한 역량을 기대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01.
기업 이름: 기아자동차
채용 직무 명: 서비스 기획
업무 (JD : Job Description):
모빌리티 비즈니스 요구사항 기반 서비스 플랫폼 구조 설계 및 상위 기획을 진행하며, 상품 사양 및 서비스 기능 정의, 세부정책 수립, 기획 산출물 검토 및 관리업무 외에도 실제 서비스 운영(CS포함)역할을 수행합니다.
[모빌리티 서비스 기획]
- 사업 요구사항에 기반한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 기획 및 정책 수립.
- 기획사, 개발사 관리 및 기획/개발 산출물 상세 가이드 및 관리.
[플랫폼 운영]
- 플랫폼 고도화 방향 기획 및 전략 수립.
- 사용자 데이터 기반 서비스 인사이트 및 개선 요소 도출.
- 서비스 운영(고객센터 대응 및 교육, 운영 시스템 대응 등).
자격 요건:
- 국내외 정규대학 학사 이상을 보유하신 분.
- 24*365 플랫폼 서비스 기획 및 운영 경력 5년 이상, 모빌리티 산업과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 보유,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사업추진-운영까지 전체 Cycle 경험을 보유하신 분.
- Data기반 서비스 인사이트 도출 및 능숙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신 분.
- 개발, QA, 디자인 등 다양한 협업 파트너와 명확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보유하신 분.
- 시스템/업무 Process 분석 및 개선 기획 역량을 보유하신 분.
- 상세 기획서/정책서 등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한 문서화 역량을 보유하신 분.
※ 해외여행 또는 비자 발급 요건에 결격 사유 없는 분, 남자는 병역 필 또는 면제되신 분에 한해 지원 가능합니다.
우대 조건:
카셰어링 혹은 차량 구독 서비스 구축/운영 경험을 보유하신 분.
02.
기업 이름: 배달의 민족
채용 직무 명: Product Manager
업무 (JD : Job Description):
- 로봇배달서비스의 시나리오를 설계, 기획하고 관리합니다.
- 로봇에 탑재되는 어플리케이션의 UI/UX를 HRI 관점에서 기획합니다.
- 협력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 및 업무 조율을 담당합니다.
- 로봇관제 플랫폼과의 연동을 이해, 분석하고 고도화합니다.
- 운영 현장에서 일어나는 이슈들을 분석하여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도출합니다.
자격 요건:
- 5년 이상의 서비스 기획 경험이 있는 분.
- 요구 사항에 대한 분석 능력과 새로운 도메인에 대한 적응력을 갖춘 분.
- 담당 업무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운영,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분.
- 현실 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분.
- 유관부서 및 협력업체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협업 능력을 갖춘 분.
- 우아한형제들의 조직 문화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분.
우대 조건:
- 서비스로봇 또는 IoT 연동 서비스 기획, 운영 경험이 있는 분.
- 가전제품, 모빌리티, 스마트제품, 키오스크 등 생활 속 제품에 탑재되는 어플리케이션, GUI, 상품 기획 또는 운영 경험이 있는 분.
-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유연한 사고를 갖춘 분.
- 사용자의 목소리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분.
- Jira, Confluence 등 협업 툴 사용이 익숙한 분.
- Zeppelin, Redash 등 데이터 분석 툴 사용 경험이 있는 분.
- 플랫폼 또는 백엔드 서비스 기획 경험이 있는 분.
03.
기업 이름: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채용 직무 명: Product Manager
업무 (JD : Job Description):
- 토스 내 성장 궤도에 오른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리딩하고, 비즈니스 임펙트를 더욱 확장할 수 있도록 개선 기획을 담당해요.
- 문제를 진단하고, 직접 해결 전략을 세워 매출을 극대화하거나 MAU를 높이는 방법을 모색해요.
- 토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목소리를 분석하고, 제품의 개선 포인트를 찾아 완성도 및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역할을 담당해요.
- 서비스의 운영 정책과 업무 프로세스, 운영 환경 등을 분석하여 불필요한 절차를 과감하게 폐지하고 어드민 기능 개선, 프로세스 개선, 자동화 처리를 통해서 운영 업무를 효율화하는 일을 수행해요.
자격 요건:
- 3년 이상 온라인 제품 및 서비스의 성장을 위한 개선 기획과, 안정적이고 효율적 제공을 위한 운영 기획을 주도적으로 수행하여 객관적으로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낸 경험이 있는 분이 필요해요.
- 서비스가 초기 성장한 이후에 비즈니스 임펙트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도록 주도적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여 서비스를 확장해 본 경험이 있으신 분이 필요해요.
- 서비스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기획/디자인/개발/CX/제휴사 등)과 원활한 의사 소통을 통해 담당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보신 경험이 있는 분이 필요해요.
- 사용자 관점에서 문제의식을 발굴하고, 기능을 개선한 경험이 있는 분이 필요해요.
위 세 곳의 공고를 보면, PM이 하는 일과 필요 역량에 있어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공통점의 키워드를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1) 기획 2) 개선 3) 커뮤니케이션 4) 데이터 5) 경험
결국 PM은 '기획'을 하는 사람이긴 하다. 다만 그 기획은 데이터에 기반하여,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획이다. 하지만 PM은 또 '기획'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PM은 '운영'도 하는 사람이다. 기획한 것을 운영할 수 있기까지는 프로덕트가 필요하다. PM은 디자이너와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처음 기획한 의도와 부합하는 프로덕트를 만들고, 운영에 필요한 마케팅, CS, 세부전략 수립 등 사업가치와 고객가치를 높일 수 있는 모든 업무를 파악하고 이행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PM이 하는 세부적인 업무에 따라 정의를 내릴 수도 있지만, 나는 PM을 'Sophist'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PM은 늘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뛰어난 언변가이며, 설득을 뒷받침할 수 있는 냉철한 두뇌를 갖고 있어야 한다. 또 이들은 공감 능력도 있어야 하며,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고대의 'Sophist'들에게는 설득에 있어 '말'이 중요했다면, PM에게는 다른 사람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프로덕트가 중요할 것 같다. 좋은 프로덕트는 많은 설명이 필요 없으니까. 물론 만드는 과정에서는 많은 대화가 필요하겠다.
세 개의 공고에서 요구한 PM의 역량,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데이터를 분석할 줄 아는 능력, 이는 1일 차 세션에서도 배운 바 있다. 다만 차이점은 공고에서는 '고객 가치'와 관련된 내용이 크게 강조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반대로 공고에는 있고, OT 때 접하지 못했던 것으로는 '운영 업무 효율화'가 있다. 사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 같다. 개선을 한다는 것 자체가 '효율화'도 포함되는 것이니까. 또 한 가지는 '경력', '경험'이다. 대기업으로 갈수록 PM은 경력직을 더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관련 업계에서의 경험이었다. PM이 이직이 어렵다고 들었던 적이 있는데, 아마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무튼, '일 잘하는' PM이 되고 싶다면, 업무 스킬적으로 역량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관심 있는 업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습득도 게을리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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